오늘 공원을 산책하다가 멋진 건물을 하나 봤다. 어떻게 생긴 건물인지, 뭐 하는 건물인지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나랑은 거리가 좀 있었고, 어디에 있는 건물인지, 어떻게 가는 건지도 몰랐다. 그때 딱 스친 생각이 “우리 모두가 목표를 향해 가장 가까운 경로인 직선거리를 선택한다. 그러나, 세상에 우리의 목적지가 직선거리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간에 강이 있을 수도 있고, 막다른 골목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조금 돌아갈 뿐이고, 조금 답답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어 있다.”
직선거리는 이론일 뿐, 현실에는 강도 있고, 벽도 있고, 낭떠러지도 있다. 그것들을 마주할 때, 많은 사람들은 “길이 틀렸다” 거나 “너무 돌아왔다”라고 하지만, 그건 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인지와 관점의 문제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멋진 건물이 보이는데, 가는 길은 안 보일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라는 것이다. “길을 찾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목표는 멀어질 수도 있고, 안개에 잠시 가려질 수도 있고, 우리가 어디쯤 왔는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방향과 목적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계속 나아간다면, 직선보다 더 올곧은 의지의 곡선이 그곳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만약 내가 지금 서 있는 길이 돌아가는 길 같으면, 그리고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길이라면,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당연히 언젠가는 돌아갈 일이 생기고, 잠시 그 순간 속에 있는 것, 그뿐이다. 지금은 돌아가고 있는 길 위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고, 오히려 그 길이 가장 최선의 길일 수도 있지 않은가? 과정과 결과를 함께 두고 봐야지, 왜 중간에 함부로 자신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려 하는가?
그리고 개인적으로, 딱히 뭔가 돌아가는 길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그때와 조건에서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인 최선의 선택을 한다. 나중에 볼 때는 그것이 돌아가는 길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게 맞는 길인지” 혹은 “미래에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냥 그때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정답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러한 질문들이 오래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질문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답과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불확실성을 없앨 수는 없다. 불확실성을 없앤다는 것은 미래를 안다는 얘기와도 같은데,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답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옳은 길로 가는 최고의 네비게이션이며, 자신을 인정하고, 오랜 마라톤에서 자신을 갉아먹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중에 볼 때, 그게 아무리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길이 최선의 선택의 연속이었다면, 그게 진짜 직선거리가 아니겠는가?
2025년 6월 22일 (일) 문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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